키시｜스트레이 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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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9fic

익명｜[납량특집] 귀신이 산다

[납량특집] 귀신이 산다 이름 윤도운. 요즘 어린애들도 장래 희망이 유튜버라는데 그거 윤도운도 함 해봤다. 이미 레드오션이라는 먹방? 그거 아예 고려대상도 아니었다. 왜냐면 윤도운은 먹으려고 사냐와 살려고 먹냐 중에서 고르자면 살기 위해서 음식을 먹는 부류였다. 한 끼로 포도봉봉 한캔 먹는 남자. 그게 윤도운이었다. 그러면 그냥 일상 브이로거? 윤도운은 그냥 평범한 대학생, 따지자면 음대생이긴 하지만. 어쨌든 뭐 유튜브에 일상만 치면 쭈르륵 나오는 약대생, 체대생, 의대생 기타등등이 아니어서 이것도 아니었다. 그럼 대체 뭘 하는데요. 윤도운은 뭘 하냐면. [오늘은 귀신나온다고 유명한 폐가에 나왔어요, 여기서 방송 갑자기 꺼졌다는 사람들도 있던데, 함 가보겠습니다.] 공포컨텐츠를 다루는 유튜버였다. [납량..

2020.06.20fic

단고｜아이스티에 탄산 추가

아이스티에 탄산 추가 도필 서문에서 나오자마자 보이는 gs25 골목 입구에서부터 세 번째 원목 간판. 아침 8시부터 밤 8시까지 회안대학교 학생들의 카페인과 당분을 책임지는 곳. 테이블 4개 정도로 규모는 작지만 한쪽 벽이 단골 학생들이 꾸민 아기자기한 쿠폰으로 가득찬 곳. 그곳은 원필의 카페였다. 인문대와 예대 건물과 가까워 시험 기간이 아니더라도 언제나 사람이 한두 명은 있었다. 대학가 특유의 말도 안 되는 값싼 커피값 때문만은 아니었다. 당장 고개만 돌려도 아메리카노 한 잔에 천 원인 가게가 널렸다. 노트북을 이용해 과제도 할 수 없는 조그만 가게가 4년째 서문의 임대료를 버틸 수 있던 건 무엇도 아닌 원필 자체 덕분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눈을 사르르 접어가면서 인사를 해오는 원필을 보려는 학..

2020.06.20fic

57｜Golden a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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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0fic

saga｜ pure as snow

- 우리의 사랑은 도대체 왜이래

2020.06.20art

익명｜사랑, 사랑, 사랑

윤도운은 김원필을 사랑한다. 김원필은 윤도운을 사랑했다. 김원필은 윤도운을 사랑하고 또 사랑해서 반복되는 상처를 기꺼이 끌어안았다. 윤도운은 그런 김원필을 놓아줄 생각이 없었으므로 윤도운은 온 힘을 다해 그를 끌어안았다. 사랑,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당신. 무자비하고 사랑스러운 당신. 윤도운은 그 어느 때보다 환하게 웃었다. 한없이 자비로우신 나의 신이시여 ** 김원필에게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허상일 뿐, 사랑은 존재해서는 안된다. 영원할 나를 위해 김원필은 자신이 받은 작은 종이 뭉텅이를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한껏 구겼다. 그의 얼굴은 당황과 혼란이 뒤섞인 채로 흔들렸다. 이윽고 커다란 눈에서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져 종이를 적셨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전교 1등을 놓친 적 없는 그였다. 그런..

2020.06.20fic

김딸기｜Romantico♡

2020.06.20vid

도도｜당신의 돛대는

-나는 언제 좋아해요? *노골적이고 강도 높은 폭력 장면은 나오지 않으나 싸움 장면이 있습니다. 주의 부탁드립니다. 당신의 돛대는 여름이 유독 길었다. 사람 혼을 다 빼놓는 날씨였다. 좋은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을 것 같은 날씨. 지겨우리만큼 이어진 더위 속에서 도운은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꾸역꾸역 등교해서 꾸역꾸역 수업을 듣고 나면 습관 같은 탈력감에 시달렸다.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덩그러니 누워 있는 게 일상 중 하나였다. 이렇게 사는 거 지겹다는 막연하고 두루뭉술한 생각을 한다. 이럴 때일수록 나가서 게임하고, 걷고, 뛰고, 뭘 해서든 떨쳐내려 노력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도운은 오늘도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사람이 꼭 활기차게 살아야 하나. 잘 모르겠다. 일단 에어컨 빵빵 돌아가..

2020.06.20fic

모나｜이럴 때 너의 사랑한단 말이 듣고 싶어

2020.06.20art

희｜ONE and ONLY

- 널 생각해 trigger warning : 투신 자살 시도에 대한 묘사가 있습니다. 입학식 날은 으레 그렇듯 찬 바람이 불었다. 3월 하면 꽃피는 춘삼월일 것 같으나 현실은 롱패딩 양쪽 주머니에는 핫팩이 들어 있었다. 입춘은 한참 지났는데 봄은 무슨 아직 한참 겨울 같기도 했다. 도운은 강당에 가지런하게 놓여 있는 간이의자에 비뚤게 앉아 혼자 손장난이나 치고 있었다. 빳빳하게 다려진 셔츠 깃이 조금 불편하게 느껴졌다. 첫 교복이 아닌데도 영 어색하게 느껴지고 몸이 굳는 이유는 제가 살던 창원을 떠나 서울로 고등학교를 진학했기 때문이리라.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올라온 지 한 달. 그야말로 갓 상경한 촌놈이나 다름이 없었다. 다른 학생들은 벌써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야 너 4반이랬..

2020.06.20fic

강도｜운이없어

첨엔 오뉴월 뙤약볕이 막 까불치길래 괜히 붕 뜨는 마음을 비집고 들어온 헛바람이라고 생각했다. 고개만 꺾으면 잊힐 이름 모를 감정, 눈 한 번 더 깜빡이면 잊힐 꿈같은 거. 심장이 무지하게 간지럽고 태어날 때부터 긁혀있던 손바닥 위 선들이 죄다 땀으로 흥건하게 젖어 욕실 거름망 위 머리카락처럼 엉키고 찍힌 열 개의 지문들은 물고기들이 오래 먹지 않은 사료처럼 불어 터지는 것 같던 순간. 눈알이 지구처럼 한 바퀴 돌았어요. 형이 반쯤 허문 담장을 가르고 걸어왔거든요. 귀에서 사탕 단물이 흘렀어요. 먹히는 웃음소리가 한 번 울렸고요. 제 머리 위로 큰 왕관이 턱 얹혔어요. 특별하지도 않은 제 이름 석 자를 몇 번 부르면서 형이 날았어요. 분명하게. 구름이 솜사탕처럼 막 녹아서 하늘을 분홍빛으로 적시던 순간이..

2020.06.20fic

독고얼빠｜Danae

- 널 생각해

2020.06.20art

와｜일과 이분의 일

윤도운은 꽤 오래전, 그러니까 뾱뾱 소리 나는 운동화 신고 걸을 때부터 김원필을 따라다녔다. ‘원피리 횽님’으로 시작된 윤도운의 김원필은, 미취학 아동을 졸업하게 되면서 ‘피리 형아’로 바뀌어 갔다. 그러니 인생의 첫 기억이 김원필일 만도 했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치였다. 꼬꼬마 윤도운의 머리는 아주 작았던 데다가, 놀이터 경계에 핀 철쭉 한 송이 보고 헤벌쭉 웃는 피리 형아를 기억하기에도 부족한 용량이었으니. 도오나, 이 꽃 예쁘지이. 웅, 형아 같다…. 발칙하고 용감한 발언이었다. 미취학 아동 김원필은 불도저 저리가라 식 윤도운의 표현을 상당히 좋아했다. 뭐가 그렇게 좋은지 자주 웃었다. 그네에서 삐거덕 거리는 소리가 나도 꺄르르. 도운이가 횽님 하고 부르면 또 한 번 꺄르르. 김원필의 6년..

2020.06.20fic

데데｜HATE or LOVE

- 널 생각해 김원필은 화가 자주 나는 편이었다. 물론 그런 욱! 하는 성정을 가지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지만, 각설하고 가장 최근에 거슬리는 한 가지를 꼽자면 숨도 쉬지 않고 대답할 테다. “따라오지 마.” “어, 그, 나도 수업을...” 웃기고 있네. 이마에 참을 인자를 오늘만 여러 번 새긴 원필의 신경질적으로 바짝 마른 몸이 매섭게 돌아갔다. “너 진짜 어이없다.” “...진짠데...” “나 수업가는 길 아니라 레슨실가는 길인데.” “아...” 아는 무슨 아. 24년 인생을 통틀어 제일 거슬리는 존재를 만난 원필은 오늘도 거슬리는 존재를 담당하고 있는 윤도운을 떼어내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썽내기로 맘을 먹었다. “쫌! 꺼지라니까!” “레슨도 수업이니까...” 물론 그 거슬리는 존재에게 ..

2020.06.20fic